내 고향 횡성은 강원도 내륙의 남쪽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5번국도가 지나가고 조금 더 나가보면 중앙고속도로가 수평으로 뻗어있고 마을 앞에는 금계천이 흐르며 그 뒤에는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서있는 독재봉이라는 멋있게 생긴 봉우리가 있다. 금계천은 초중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미역을 감고 장난을 쳤던 추억의 장소이고 장마가 지나간 후 흙탕물이 맑은 물로 변하면 물고기를 잡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지금이야 하천 상류지역의 가축농장과 여러 가지 오염 물질 덕분에 금계천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하천의 기능을 잃어버렸고 물고기를 잡는 재미 또한 잊혀진지 오래다. 그러나 집안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앞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침햇살의 찬란함과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은 그대로여서 어린 시절 앞개울에 대한 추억은 사라졌어도 나름 지금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태어나 자라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된 지금 아버지를 만나러 매주 한 번 씩 고향으로 다니러 가면서 느낀 고향의 모습을 옮겨보았다. 횡성이 아니더라도 강원도의 어느 곳이 여기에 못지않을까! 백두대간 길에 함께 어우러진 태백산, 매봉산, 오대산, 설악산, 금강산이 높은 곳의 대표격이라면 드넓은 평야가 있고 두루미가 날아오는 철원지역은 역사의 발자취가 묻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깨끗한 동해바다를 따라 만들어진 도시들이 자랑거리이기도 하지만 동서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에는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분단도로 남한과 북한이 함께 공존하는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강원도는 7개시와 11개의 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면적은 20,569㎢ 정도인데 이중 약 81.7%가 임야로 되어
있다. 지형으로 보면 100m이하의 저지대는 5.6%에 불과한 반면 100-500m는 43.1%, 500-1000m는 43.4%, 그리고 1,000m 이상의 고산지대도 7.7%나 된다고 한다. 따라서 강원도는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구조라 할 수 있다. 또 이런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종류만 해도 약 2,000여 종류나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절로나 자라는 식물의 절반 정도가 강원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중에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 I, II급 24종과 산림청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종 67분류군이 포함되어 있다. 또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금강인가목속(Pentactina), 금강초롱꽃속(Hanabusaya), 모데미풀속(Megaleranthis), 개느삼속(Echinosophora) 등 4개의 특산속과 병꽃나무, 노랑무늬붓꽃 등51분류군의 특산식물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누군가 이야기 했던 ‘강원도는 자연의 보고(寶庫)’다 라는 말이 다시 한 번 실감 난다. 이 중 강원도를 대표하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한다면 강원도에서만 볼 수 있는 종류, 사람들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종류, 그리고 나물이나 쌈 등으로 자주 이용되는 종류 등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이런 기준으로 선발된 21종류에 대하여 나무와 풀, 그리고 꽃 피는 시기를 순서로 하여 배열하였다. 내용의 전개는 주인공식물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 형태적 특징, 비슷한 종류와의 차이점, 학명, 국명, 지방명의 뜻, 민간과 한방에서의 이용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려 노력하였다. 이 책이 강원도의 식물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